파도와 독수리 거칠게 몰아치는 푸른 파도 한가운데, 갯바위 위에 당당하게 홀로 선 독수리 한 마리가 고개를 돌려 등 뒤를 예리하게 주시합니다. 날카로운 노란 눈망울과 굳건하게 바위를 움켜쥔 발톱, 그리고 촘촘하게 새겨진 깃털의 결이 맹수 특유의 기개와 위엄을 드러냅니다.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과 소용돌이치는 물결의 움직임이 새의 정적인 자태와 선명한 대비를 이루며, 화면 가득
갈퀴덩굴과 뜸부기 우거진 풀숲 사이로 긴 부리와 또렷한 노란 눈망울을 가진 뜸부기 한 마리가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뾰족하고 날렵한 부리 끝과 길게 뻗은 노란 다리는 개울가 습지의 흙을 지탱하며 경계심 가득한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몸통을 감싸고 있는 세밀한 깃털 무늬와 화면 우측에 흐드러지게 얽혀 있는 갈퀴덩굴의 세련된 먹선이 어우러져, 자연 속 야생
산당화와 금계 우상단에서 드리운 산당화 가지 아래, 화려한 붉은빛과 금빛 깃털을 지닌 수컷 금계가 고개를 돌려 바닥에 누워 있는 암컷 금계를 내려다봅니다. 붉은 얼굴과 붉은 가슴, 그리고 등의 금빛 깃털과 빗살무늬의 깃털이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고, 바닥에 날개를 넓게 펴고 누워 흙목욕을 즐기는 암컷의 소박한 갈색 점박이 패턴이 절묘한 대비를 이룹니다. 활짝 피어난
해당화와 바다지빠귀 화사하게 피어난 커다란 하얀 해당화 꽃송이 옆으로, 청록빛과 연노란색 깃털을 가진 새 한 마리가 나뭇가지에 살포시 앉아 있습니다. 잔가시가 돋아난 줄기와 싱그러운 초록 잎사귀들이 화면을 생동감 있게 채우고, 새는 고개를 살짝 돌려 탐스러운 꽃잎을 정면으로 바라봅니다. 맑은 먹선과 절제된 초록, 황록의 색감이 어우러져 한여름 해안가에 피어난 꽃과 새의 다정한 호흡을
매화와 딱새 새하얀 여백을 뒤로하고 지그재그로 기운차게 뻗어 오른 매화나무 가지 끝, 작지만 당찬 새 한 마리가 앉아 먼 곳을 응시합니다. 검은 머리와 날개 사이로 도드라지는 주황빛 배와 꼬릿깃이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아직 꽃망울이 다 터지지 않은 봄날의 가지 위에서 새는 잔기침조차 숨죽인 채 어디론가 날아갈 준비를 하는 듯합니다. 은은하고 옅은 채색과
장미와 유리새 은은한 먹향이 번지는 화폭 위, 우아하게 호를 그리며 뻗어 나간 가시나무 가지 끝에 단아한 백장미 한 송이가 피어있습니다. 그 주변을 맴도는 두 마리의 새. 상단의 새는 고개를 숙여 갓 피어난 꽃잎의 향기를 탐하고, 하단의 새는 또렷한 눈망울로 상대를 응시하며 조화로운 균형을 이룹니다. 화려한 색채를 거두어내고 오직 먹의 농담과 여백의 미학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