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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미인과 축제 장식

세 미인과 축제 장식

화려한 관을 쓴 중앙의 미인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개성과 화려한 의상을 입은 세 여인이 다정하게 모여 있습니다. 중앙의 여인은 붉은 꽃 장식이 돋보이는 갓 형태의 관을 쓰고 고고한 표정을 짓고 있으며, 오른쪽 여인은 맑을 청(淸) 자가 크게 적힌 푸른 부채를 든 채 시선을 끄는 주황색 격자 무늬 기모노를 입고 있습니다. 왼쪽의 여인은 녹색 줄무늬 의상에 하얀 스카프를 두르고 조심스럽게 중앙 여인의 손이나 칼자루 쪽을 향해 손을 뻗고 있습니다. 인물들의 세밀한 이목구비, 다채로운 패턴의 의상과 소품이 단정하면서도 화려한 에도 시대 특유의 풍속 미학을 직관적으로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축제나 우키요에 극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여인들의 모습에서는 고요하면서도 매혹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옵니다. 인물들의 고운 피부 표현과 흑발의 또렷한 대비, 그리고 주황·푸른색·녹색 등 다채로운 색채가 이루는 조화가 화면에 풍부한 생동감을 부여합니다. 여백 속에서 도드라지는 여인들의 시선 교환과 손짓 하나하나가 보는 이로 하여금 이들이 나누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아늑하고 몽환적인 울림을 안겨줍니다.

이 작품은 18세기 후반 에도시대 우키요에의 거장이었던 키타가와 우타마로(喜多川歌麿)의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된 목판화 세 미인(또는 미인도)입니다. 우타마로는 여성의 상반신을 도드라지게 그리는 '오쿠비에(大首絵)' 기법의 대가로, 당대 미인들의 섬세한 표정과 자태를 감각적으로 담아내어 에도 우키요에의 황금기를 이끌었습니다.

작품이 제작된 에도 시대 후기는 대중문화와 화려한 풍속화가 크게 번성하던 시기였습니다. 우타마로는 특유의 섬세한 필치와 우아한 색채감을 바탕으로 당시 당대 최고의 미인들이나 화려한 축제 풍속을 감각적으로 표현하여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림 우측 중앙을 보면 우타마로의 서명인 '哥川豐春' 또는 '哥麻呂筆(우타마로 필)' 형태의 한자 낙관이 적혀 있습니다. 이는 당대 미인화의 거장 우타마로의 작품임을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이자, 아름다운 미인도를 감상하고 간직하고자 했던 에도 시대 대중의 컬렉션 문화를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백여 년의 세월을 넘어 이 화려하고 단정한 미인 판화는 현재 세계 주요 미술관에 소중히 보존되어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