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로의 부활 (The Raising of Lazarus)
'라자로의 부활'은 네덜란드 황금기를 대표하는 거장 렘브란트 판 레인(Rembrandt van Rijn, 1606–1669)이 1630–1632년경에 완성한 초기 종교 유화 대표작으로, 현재 로스앤젤레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신약성경 요한복음에 등장하는 기적 중 하나인, 죽은 지 나흘이 지나 무덤 속에 매장되었던 라자로를 예수 그리스도가 신성한 권능으로 다시 살려내는 경이로운 순간을 다루고 있습니다. 렘브란트가 레이던 시절에서 암스테르담으로 이주하던 전성기 입문기에 완성한 대작 유화로, 어두운 동굴 무덤 안으로 내리쬐는 강렬한 빛과 오른손을 들어 올린 그리스도의 압도적 자태, 그리고 부활하는 라자로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경악과 놀람을 극적인 키아로스쿠로(명암 대조)로 포착해 낸 명작입니다.
오른손을 높이 든 예수 그리스도의 장엄한 실루엣과 우측 하단 무덤에서 일어나는 라자로, 그리고 좌측 하단에서 놀라움에 휩싸인 자매들의 구도가 강렬한 조형적 대립과 긴장감을 이룹니다.
• 화면 중앙 높다란 석단 위에 선 예수 그리스도는 한 손을 하늘로 높이 들어 올린 채 라자로를 향해 명령하고 있으며, 어두운 배경 속에서 빛을 받는 보라색 의상과 얼굴이 신성한 위엄을 밀도 있게 보여줍니다.
• 화면 우측 하단 어두운 무덤 속에서는 세마포에 싸인 라자로가 생명의 기운을 되찾아 눈을 뜨고 몸을 일으키고 있으며, 그의 하얀 옷자락 위로 떨어진 강렬한 빛이 생과 사의 경계를 선명하게 부각시킵니다.
• 화면 좌측 하단 및 전경에는 라자로의 누이들(마르타와 마리아) 및 목격자들이 놀라움과 경악에 차 손을 내밀거나 경배하는 모습이 세밀하고 동적인 필치로 처리되어 사건의 극적 충격을 극대화합니다.
깊고 어두운 동굴 무덤 안, 죽음을 깨뜨리는 그리스도의 높이 들린 손길과 함께 무덤을 털고 일어나는 라자로의 첫 숨소리, 그리고 경악에 차 터져 나오는 군중의 놀란 한숨을 마주합니다. 거장은 캔버스 위에 빛과 그림자를 묵직하고 두껍게 쌓아 올려, 죽음의 어둠을 뚫고 뿜어져 나오는 신성한 생명의 권능과 경이로운 구원의 순간을 화폭 위에 세워 올렸습니다.
그리스도의 손끝에서 내리쬐는 은은한 광채와 무덤 뒤편 벽면에 걸린 라자로의 무구(칼과 화살통) 실루엣 너머에는, 지상의 절망과 죽음을 보듬는 거장의 깊은 미학적·영적 통찰이 서려 있습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 화폭은 예스런 빛으로 바랬으나, 렘브란트 특유의 강렬한 붓질과 빛의 진동은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화폭 위에서 깊은 서정적 감동으로 빛납니다.
이 작품은 렘브란트가 동료 화가 얀 리벤스(Jan Lievens)와의 선의의 경쟁 속에서 창작한 대표적인 비하인드 스토리를 품고 있습니다.
1630년경 렘브란트와 리벤스는 같은 주제인 '라자로의 부활'을 각자의 방식으로 동시에 제작했습니다. 리벤스는 화면 중앙에 라자로의 손을 크게 부각한 반면, 렘브란트는 라자로를 무덤 아래에 낮게 배치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들어 올린 손과 빛의 대조를 연극적 무대 연출처럼 극대화하여 훨씬 강렬한 서사적 긴장감을 완성했습니다. 렘브란트는 이 유화의 구도를 바탕으로 동명의 유명한 에칭 판화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상투적인 성 성화의 구도를 깨부수고 빛과 어둠의 정교한 밸런스를 통해 죽음에서 생명으로 교차하는 순간의 인간적 경악과 신성함을 완벽히 구현함으로써, 바로크 유화 예술이 도달할 수 있는 독창적 미학의 정점을 증명해 주는 소중한 보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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