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인의 머리 습작 (Head of a Young Woman / Study for the Angel in 'Virgin of the Rocks')
'젊은 여인의 머리 습작(Head of a Young Woman)'은 르네상스 최고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가 1483년에서 1485년경 은필(Silverpoint)과 백색 हाइलाइट, 포플러 종이 위에 은빛 톤을 사용하여 완성한 드로잉 명작으로, 현재 이탈리아 토리노 왕립도서관(Biblioteca Reale, Turin)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밀라노 공국의 루도비코 스포르차 궁정에서 활약하기 시작하던 시기, 레오나르도는 성모형제회의 의뢰를 받아 대표작 중 하나인 '암굴의 성모(Virgin of the Rocks)' 제작에 착수했습니다.
그는 그림 속에 등장할 천사 우리에르(Uriel)의 고결하고 신성한 형상을 구현하기 위해 이 정교한 두상 스케치를 그렸습니다. 은필 기법은 일단 그리면 지울 수 없어 극한의 정밀함과 숙련도를 요구하는 르네상스 최고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드로잉 매체였으나, 레오나르도는 완벽한 선의 미학으로 이상적인 여성미와 신성함을 한 화면에 담아냈습니다. 이 작품은 미술사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로잉' 중 하나로 손꼽히는 정교한 걸작입니다.
고개를 약간 돌려 화면 너머를 아득히 응시하는 여인의 얼굴은 맑고 투명한 신성함을 발산합니다.
섬세하게 내려앉은 은필의 사선 해칭선들은 뺨과 턱선 위에 정교한 음영을 만들어내며, 르네상스 고유의 스푸마토 기법처럼 경계선을 부드럽게 지워냅니다. 살짝 어깨 너머를 바라보는 고개의 각도와 어우러진 묘한 눈빛, 그리고 양 볼에 스며든 은은한 빛은 천사의 고결함과 여인의 유연함을 동시에 품고 있습니다.
은빛 선으로 그어내린 여인의 아득한 시선 앞에 머물러 봅니다. 거장은 지울 수 없는 은필의 뾰족한 팁으로 종이 위에 닿는 순간마다 깊은 정성을 새겨 넣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듯 머리카락을 지나 뺨을 감싸는 은은한 음영은 차가운 종이 위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습니다. 천사이면서 동시에 피렌체의 유연한 여인 같은 그 모호한 표정 속에는 인간의 감정을 넘어선 우주적 고요함이 서려 있습니다.
단 몇 줄의 펜선만으로 완성된 어깨 곡선과 머리칼의 흐름은 억지로 꾸며내지 않은 자연스러움의 결정체입니다. 수백 년의 세월 동안 종이는 바래고 세월의 흔적이 누렇게 쌓였으나, 그 속에서 빛나는 여인의 눈빛은 영원한 아름다움의 이데아를 온전히 비춰줍니다.
이 스케치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암굴의 성모' 속 천사를 그리기 위해 사용한 직관적인 모델 습작으로,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된 완성작 유화 '암굴의 성모' 속 천사의 시선 및 고개 각도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현대 시각 예술가와 미술사학자들은 이 스케치를 레오나르도의 소묘 기술 중에서도 '은필 기법(Silverpoint)'의 정점을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작품으로 평가합니다. 은필은 은선으로 약품 처리된 종이 표면을 긁어내며 화학 반응을 이용해 선을 남기는 기법으로, 오차가 허용되지 않는 극도의 정교함을 필요로 합니다.
또한 이 드로잉은 예술 평론가 케네스 클라크(Kenneth Clark)를 비롯한 수많은 거장들로부터 "인간의 손으로 그려진 그 어떤 두상 스케치보다 미학적으로 완벽하다"는 극찬을 받은 바 있습니다.
작은 포플러 종이 한 장 위에 새겨진 이 고요하고 유연한 얼굴은 훗날 그가 완성할 '모나리자'의 오묘한 미소와 눈빛의 시초가 되었으며, 르네상스 화가들이 꿈꾸었던 신성과 인성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에피소드를 전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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